모처럼 단체회식이 있었다.
삼삼오오 또는 파트별로 소규모 회식이나 식사는 있었지만, 10명 이상의 인원이 한 자리에 모이는 대규모 회식은 정말 오랜만이었다.
술자리가 늘 그러하듯 내가 관심 있어하는 분야나 주제의 대화는 회식분위기와는 안 어울린다.
그에 반해 회식자리 단골 대화주제로 상사의 덕담의 핑계삼은 긴 훈화는 업무의 연장이자 잔소리다.
길고 긴 부서장의 조언 같지 않은 조언이 끝나면, 기세를 이어서 자기 자랑 타임으로 이어진다.
소유한 주택수가 몇 개인지, 부동산 가격이 얼마나 올랐다느니, 투자한 코인이나 주식이 얼마나 올랐다느니 등 돈 번 이야기가 끊이질 않는다.
한 마디로, 투자 성공담 자랑 퍼레이드라고 볼 수 있다.
직장 내에서 꿈꾸었던 만큼 승진하지 못한 것을 자신의 자산 상승으로 부족함을 커버하려는 자기 위안이자 포장이 아닌가 싶다.
실제 통장과 부동산등기부를 본 것이 아니라서 확인할 방법은 없지만, 백번 양보하여 다 믿어준다 하여도 자랑할 만큼의 자산상승의 결실을 맺은 사람은 드물다.
그러니 함부로 가진 것을 자랑하거나, 어설프게 자산 가치가 상승한 것으로 남을 가르치려 하지 않았으면 한다.
상사라고, 나이 많다는 것과 재산은 비례하지 않기 때문이다. 다른 건 몰라도, 재산에 있어서는 겸손의 미덕을 보이며 자랑하지 않았으면 한다.
진정한 고수는 술자리에서도 속으로 비웃으며 조용히 듣고만 있을 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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